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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산은 이번 100대 명산에 대해 찾아보다 처음 알게 된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에 있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산입이다. 해발 336m인 것을 보고 꽤 낮은 높이에 반갑기도 싱겁기도 한 첫 느낌을 뒤로한 채 왜 이 산이 무려 79년도 12월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는지 그리고 명산으로 지정되었는가에 대하여 제대로 알아보려 합니다.
선운산 이름의 유래
이름에서도 느껴지다시피 선운이란 구름 속에서 부처님이 깨친 중도를 참선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예전에는 도솔산이라고도 불려 졌는데 이때 도술이란 도솔천 궁을 뜻하며 이 장소에 미륵불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예스러운 단어와 이야기들이 뭔가 신비롭습니다. 도솔산이라는 명칭은 백제시대 때 지어진 선운사가 명망이 높아지자 그 이름을 선운산이라 바꾸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다양하고 매력적이라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이제는 산의 이름의 유래만 보아도 예부터 사람들이 그 산에 대해 어떤 느낌과 의미를 느끼고 감상해왔는지 대충 감이 오네요. 산에 오르면 절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먼저 그 산에 대해 알아보고 혹은 선 감상 후 산에 대해 깊게 읽어 내려가면 재미와 지식이 두 배로 늘어나는 기쁨도 누릴 수 있는 것 같아 좋습니다.
선운산 최단코스
먼저 최단코스부터 알아볼까요? 선 운 도립공원 주차장에서부터 시작이 되고 혜자인 점은 주차비가 무료라는 점이죠. 게다가 2023년에 이 산을 알게 되었는데 운명적인 것은 23년도가 고창 방문의 해이기 때문에 원래 성인 기준 4,000원을 받던 입장료가 무료!! 라고 합니다. 아니 이런 선물 같은 일이 있다니. 가끔 아무 정보 없이 갔다는 이런 혜택이 있을 때면 이벤트에 당첨된 것처럼 기분이 좋아집니다. 닫힌 매표소를 뒤로하고 주차장으로부터 1km 되는 지점에서 수리봉 방향이 오른쪽으로 가면 선운사 쪽으로 향하는 등산이 본격적인 것 시작됩니다. 석상암에서 마이째까지는 급경사가 나오기 때문에 차근차근 힘을 내어 올라가야 합니다. 그리고 길이 헷갈린다면 길을 따라 각종 산악회에서 부착한 리본들을 따라가면 힌트가 될 수 있죠. 이제 마이째부터 수리봉까지 전 등산로 안내도를 보면 휴식도 취하고 이정표도 보며 재정비합니다. 마이째에 앉아 안내도를 보니 수리봉까지는 능선이 완만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최단코스이며 높지 않은 고도 덕분에 수리봉에 어느새 도착하게 되고 흔적을 남겨줘야 하니 정상석 옆에서 함께 한 이들과 사진도 찍어줍니다. 수리봉에서 산 아래를 조망하려고 보면 여러 점 목들로 인하여 시야가 꽤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정상에 왔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멋진 경관을 감상하기 위해서 조금 더 앞으로 가면 정상에서 보지 못했던 멋지고 확 트인 풍경이 나타납니다. 산의 능선이 완만하고 수수하며 잔잔하니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산의 형태로 안개가 잔뜩 낀 날이 아니라면 저 멀리 서해도 보이고 거대한 산 사이도 형성된 촌락들도 보인답니다. 이제 창담암을 향해 다시 출발하다 보면 포갠 바위가 보이는데 정상에서 보았던 풍경보다 훨씬 시원하고 넓은 풍경이 펼쳐져 또 한 번 선물 받은 기분이 드네요. 급하강의 비탈진 경사를 무사히 지나 평평한 길이 나오면서 선운사를 향해 가벼운 마음을 안고 내려가시면 됩니다. 대략 왕복 세 시간 소요되며 경사진 곳도 군데군데 있어 지루하지 않게 다녀올 수 있는 최단 코스였습니다. 생각보다 단조롭고 구경할 거리도 적어 사실 실망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네요. 더운 여름에 나무를 그늘 삼아 다녀오는 것도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우리가 가야 할 산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이왕이면 천마봉 코스부터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선운산 천마봉 코스 (추천코스)
그래서 바로 천마봉 코스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간략하게 코스를 브리핑해보면 선운사를 시작으로 처마 봉을 찍고 낙조대와 용문굴, 도솔암을 차례로 거치면서 하산 후 다시 선운사로 돌아오는 코스랍니다. 최단코스와 소요 시간은 엇비슷하고 대략 10 km 정도 되는 길이의 등산이 되겠습니다. 평지만 찬찬히 걸어도 좋은 선운사 길이지만 이번에는 등산에 난이도를 좀 주기 위하여 바로 천마봉으로 계단 지옥을 체험한 뒤에 하산할 때는 비교적 평탄한 길로 천국을 맛보게 하는 코스입니다. 등산이 재밌는 게 많이 오르다 보면 본인이 원하는 난이도를 설정하여 내 체력의 한계도 테스트해보고 해냈다는 성취감도 얻으며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 같아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해발고도 284m의 천마봉으로 직진하다 보면 숙련된 분들은 한 시간이면 거뜬하게 도착해 있을 난이도입니다. 여태 다녀보았던 산들에 비하면 무난하고 쉬운 편에 속합니다. 귀여운 모양과 글씨의 정상 적과 그 뒤의 넓고 기다란 능선 그리고 잔 나무들이 없어 확 트인 조경 그리고 돌 위해 서 있다는 것 등 저는 수리봉보다는 천마봉이 훨씬 마음에 드네요. 수리봉은 뭔가 뷰보다는 숲길 따라 잔잔하게 올라가는 느낌이었어요. 게다가 선운산의 멋진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 왜 이곳이 백대 명산으로 선정되었는지 비로소 알 수 있었어요. 해 질 무렵에 보면 가장 예쁘다는 낙조대도 감상해주고 우리가 잘 아는 대장금의 어머니 돌무덤이었다는 용문굴의 엄청난 규모도 느껴봅니다. 내려가다 보면 거대 암석에 새겨진 어마어마한 크기의 마애불상도 보이고 확실히 수리봉으로 가는 최단코스보다 웅장하고 다채로운 느낌이 드는 하산행이네요. 그나저나 돌에다 어떻게 저렇게 큰 불상을 새길 수 있었을까요? 자연 속 작은 인간이지만 이럴 때 보면 엄청난 경이로움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선운산에는 여러 종류의 꽃과 나무들이 자생하고 있는데 제 관점에서 소소한 매력 중 하나가 동백나무가 있다는 것인데요, 동백꽃을 좋아하는 저에게 마지막 선물까지 주는 것 같아 눈 호강했답니다. 개화 시기에 맞춰 만개했을 때 가면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하네요. 그래서 찾아보니 이산은 봄철에는 동백나무가 가을철에는 상사화가 군락지를 이뤄 시기에 맞춰 많은 관광객이 꽃구경하러 찾는다고 합니다. 점점 선운산에 스며들고 있는 나 자신. 선운산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려면 역시 최단코스보단 후자를 택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입니다. 최단코스라 하여도 사실 별로 큰 차이도 없기 때문에 처음 이산에 방문한다면 무조건 명상이 된 이유가 있는 장소들을 거쳐 지나가는 코스를 고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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